부처님 배우기/♣ 법문

불교의 효사상

아산 보문사 2017. 8. 9. 16:04

 

 

불교의 효사상

 

불교는 타종교와 마찬가지로 그동안 불효의 종교라는 비난을 받아 왔습니다. 맹자가 말하기를 불효가 셋이 있는데 그 가운데서도 자손을 못 낳아 조상의 대를 끊기게 하는 것이 제일 크다.”고 하였는데, 이러한 관념으로 보면 출가는 곧 불효라고 인정되어 불교는 효 사상이 없다는 결론이 나오게 됩니다. 그래서 본래 인도에서 발생한 불교를 중국 땅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효 사상을 담은 경전을 번역 소개하는 한편 불교 교리에서 효와 비슷한 부분을 가지고 효사상이 있음을 주장 하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려 말 조선 초의 조준, 정도전 등의 유학자들이 불교는 국왕과 부모를 버리고 산림으로 들어가 적멸을 낙으로 삼기 때문에 무부, 무군의 오랑캐교라고 하여 낙인찍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사정 아래서 조선 초의 억불숭유(抑佛崇儒) 정책에 의하여 불교는 억압당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불교는 자비의 도를 실천함에 있어서 효를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대개의 사람들은 개인적으로는 가정과 부모를 버리고, 공적으로는 사회를 떠나서 산에 들어가 수도에만 전념하는 것이 불교의 이상이요, 윤리의 행위인 것처럼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경전들 속에서 부처님께서는 효순 공덕을 강조했고, 또한 ()()의 극치이며 불효는 악()의 극치라고 했습니다. 교주이신 부처님의 생애를 통해서 본다면 부처님이 부왕과 이모, 부인, 자식 및 국왕의 영광스러운 자리를 버리고 출가해서 수도했다는 것만을 보아서 너무 염세적이고 비인간적인 것이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을 위해 세울 수 있는 최고의 윤리를 건설하고자 함이요, 결코 인륜을 파괴하고자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는 세속을 떠났던 6년의 세월 뒤에 세상에 돌아와 45년간 베풀었던 부처님의 교화를 보면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유교에서 효는 부자자효(父慈子孝)라 합니다. 이것은 강제적 행위가 아니라 인성 본연에 의하여 나타나는 정감입니다. 그것이 곧 유교의 측은지심입니다. 이러한 마음은 불교의 자비에 해당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자비란 애정과는 다른 것으로서 인간의 본성의 발로이며 근원적인 마음을 내는 것이므로 일체 중생에게 차별이 없는 마음입니다. ()란 자애롭기 한이 없는 마음이요, ()란 고통을 함께 나누는 마음입니다. 이러한 자비는 부모에게, 형제에게, 이웃에게, 동포에게 골고루 함께하는 관음보살의 마음과도 같은 것입니다. 불교는 인생의 현실을 연기적 관계로 파악합니다. 어떤 존재나 현상도 독립적이고 불변하는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상호의존 관계에 있다고 말합니다. 특히 가족은 지극히 중요한 인연에 의해 부모와 자식, 형제와 부부의 관계로 만나게 된 공동체입니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자비를 바탕으로 피와 살을 나누고 생명을 나눌 때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효는 생명의 근원에서 이루어져 나오는 사랑이고 자비입니다. 효의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는 사람을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 효는 모든 덕의 근본으로 여러 종교가 모두 효를 근본으로 삼아 존중하고 있는데, 불교에서는 더욱 효를 중요시 하고 있습니다.

 

효행(孝行)의 구체적 예는 부모은중경지장보살본원경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부모은중경]은 어머니의 열 가지 은혜에 관한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지장보살본원경]은 부처의 효에 관한 설법과 지장보살님의 효행에 관한 기록입니다.

불교의 핵심교리인 [팔정도(八正道)]는 효를 실천하기 위한 기본 도리로써 이렇게 적용해서 말씀 드릴 수도 있습니다. “먼저(정견) 바른 견해를 가져라. (정사유) 바르게 생각하라. (정어) 바르게 말하고, (정업) 바르게 행동하며, (정명) 바른 일을 하라. (정정진) 바른 노력을 할 것이며, (정염) 바른 마음과 (정정) 바른 명상을 하라.”

 

부처님은 경전의 곳곳에서 부모님에 대한 효도를 이렇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숫타니파타] 부모가 노쇠함에도 부양치 않고 저만 풍족하게 산다면 그는 파멸의 문에 이르리라.“ [사십이장경] ”무릇 사람이 천지의 귀신을 섬긴다 해도 그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보다 못하다. 부모야말로 최고의 신이기 때문이니라.“ [본사경] ”비구들이여, 세상에는 두 분의 사람이 있어 은혜를 갚기 어려우니, 어떤 것이 두 분인가? 이른바 아버지와 어머니이시니라. 설사 어떤 사람이 한 어깨에 아버지를 모시고, 한 어깨에 어머니를 모시고, 그들의 수명이 마칠 때까지 잠시도 놓지 않은 채 의식을 풍족히 해드리고 아프실 때는 의원과 약과 그밖에 필요한 것을 공급할지라도 오히려 부모의 깊은 은혜를 갚지 못하느니라.“

 

[선생경] “자식들은 마땅히 다섯 가지 방법으로 부모를 공경하고 봉양해야 한다.

첫째는 부모를 공양하여 궁핍하지 않게 해야 하며,

둘째는 모든 일을 하기 전에 부모의 자문을 구해야 하며,

셋째는 부모의 의사를 공순히 하여 거역치 말며,

넷째는 부모가 시키는 일을 감히 위배하지 말며,

다섯째는 부모의 가업을 이어받아 끊이지 않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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