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배우기/♣ 법문

2. 십악참회(十惡懺悔)

아산 보문사 2017. 6. 17. 13:35



십악참회(十惡懺悔)

 

백겁적집죄(百劫積集罪) 일념돈탕진(一念頓蕩盡)

여화분고초(如火焚枯草) 멸진무유여(滅盡無有餘)

 

오랜 세월 쌓인 죄업, 한 생각에 없어지니 마른풀이 타버리듯 남김없이 사라지네. 천수경 공부를 시작하면서 뜻도 모른 채 무작정 봉독하지 말고 그 뜻을 올바로 이해하고 깊이 음미하면서 독송해야 합니다. 뜻을 모르고 읽는 사람에게 십의 공덕이 있다면, 뜻을 이해하고 음미하면서 봉독하는 사람에게는 백의 공덕이 있고 그 뜻대로 실천하며 사는 사람에게는 천의 공덕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전의 내용을 올바로 이해하고 독송해야 합니다.

 

억겁동안 지은 죄가 한 생각에 모두 없어진다.”고 했는데 정말 그럴 수 있을까요! 과연 억겁동안 지은 죄가 한 생각에 모두 없어질 수 있습니까? 여러분들은 이 부분을 읽으면서 어떻게 생각 하십니까? 만일 억겁동안 지은 죄가 정말 한 생각에 모두 없어질 수 있다면 어떻게 없어질 수 있는 것일까요. 이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참()”사참(事懺)”에 대해서 분명하게 알아야 합니다.

 

결론부터 먼저 말씀드리면 사참(事懺)”으로는 억겁동안 지은 죄를 한순간에 다 없앨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참()”으로 하자면 억겁동안 지은 죄라 할지라도 순식간에 다 없앨 수 있습니다.우리가 죄를 지을 때는 현상적으로 드러난 행동으로 짓는 죄가 있고 우주와 인생의 도리를 몰라서 짓는 죄가 있습니다. 구체적 현상 속에서 신··의 삼업으로 지은 죄는 신··의 삼업으로 직접 참회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바로 신··의 삼업이라고 하는 구체적 행동으로 하는 이런 참회를 사참이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사참은 시간이 걸립니다. 우리가 한량없는 시간 속에서 지어온 업장들은 끝없이 계속되는 사참으로 녹여 나아가야만합니다.

 

그러나 우주와 인생의 도리인 법을 모르는데서 비롯한 업장은 우주와 인생의 도리인 법을 깨닫는 순간 모두 녹아 버립니다. 사참은 거울에 낀 때를 차근차근 깨끗하게 닦아내듯 점차적으로 하는 것이며, 이참은 어두운 방에 불을 켰을 때 순식간에 어둠이 사라지고 밝아지듯이 단박에 업장을 녹이는 것입니다. 이 같은 도리를 (능엄경)에서는 ()의 차원 즉, 현상의 차원에서는 단계적이지만 리()의 차원 즉, 도리의 차원에서는 순간적이다.”라고 설명합니다.

 

우주와 인생의 도리 즉, 법이라고 하는 것은 다름아닌 연기법입니다. 그래서 연기법은 부처님 가르침의 시작이자 끝인 것입니다. 연기법을 모르면 불교를 모르고 연기법을 알면 불교를 아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연기법을 깨닫는 것이 이참입니다. 연기법을 깨달으면 모든 죄업의 업장이 순간적으로 녹아버리는 이참이 이루어집니다. 그것은 마치 한 개비의 성냥으로 집 한 채를 다 태워버릴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성냥개비 하나만 있으면 아무리 큰 짚더미라도 하나 남김없이 다 태울 수 있는 것처럼 이참 한 번으로 모든 업장을 다 녹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억겁동안 지은 죄 한 생각에 모두 없어지니 마른풀이 불에 타듯이 흔적조차 없어지네!”라고 하는 것입니다. 다음에 이어서 나오는 한 구절의 게송이야말로 이 이참의 본질을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나는 왜 이렇게 업이 많은가. 또 전생에 지은 업장(죄업)이 얼마나 두터워서 모든 일이 풀리지 않고 이렇게도 애로가 많고 여러 가지 힘겨운가! 라는 그러한 생각을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치고 한두 번 안 해본 사람들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한 모든 고통은 전생에 지은 업으로 인하여 현세에 받는 과보라는 것은 우리 불자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억겁을 통하여 지은 업장이라도 한 생각 제대로 우리들이 마음 가질 때 사실은 그것은 순간에 없어진다. 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죄업이 순간에 없어지는 도리와 순간에 없어지는 원리가 이 마음 가운데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한 순간에 없어지는 도리가 만약에 없다면, 불교의 진리는 사실 별로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마음의 이치라고 하는 것은 바로 우리가 열 가지 악을 지으면서 팔만 사천 번뇌를 통해서 온갖 지은 업장들이 한 순간에 다 사라지는 이치, 이것이 불교 교리의 장점이고 또 이것은 단순한 불교 교리라기보다는 마음의 원리이고, 마음의 원리는 바로 인간이 살아가는 이치가 이 가운데 있다고 하는 것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마음의 원리를 배체해 버린다면 사실은 불교는 생명력을 잃게 되는 것입니다. 어찌하여 긴긴 세월동안 지은 많은 죄업들이 한 순간에 사라질 수가 있겠는가? 참으로 의문스럽고 쉽게 믿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불교의 마음의 원리에는 반드시 그러한 이치가 담겨 있습니다. 다음에 설명될 죄무자성종심기 심약멸시죄역망 죄망심멸양구공 시즉명의진참회라는 구절이 바로 그러한 것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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