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운스님 법어/♣ 禪을 즐겨라

禪을 즐겨라 - “삼계는 일심, ‘즉심즉불’ 설법”

아산 보문사 2016. 8. 26. 14:56

“삼계는 일심, ‘즉심즉불’ 설법”

선을 즐겨라 ⑲-제2편 선승과 공안

 

불어심으로 마루를 삼고
무문으로 법문을 삼는다
보리를 마음에서 찾는 법 제시

어느 날 마조대사는 대중을 향하여 “여러분들은 각자 자신의 마음(自心)이 부처임을 믿어라. 이 마음이 곧 부처이다. 달마대사가 남전축으로부터 중국에 와 상승일심(上乘一心)의 법을 전하니 이는 그대들로 하여금 개오(開悟)케 함이니라.”라고 하였다. 또한 《능가경(楞伽經)》의 “불어심(佛語心)으로 마루[宗]를 삼고 무문(無門)으로 법문(法門)을 삼는다.”는 말을 인용하면서 “여러분들은 도를 구함에 있어 마음 밖에서 구하면 안 된다. 마음 밖에 부처는 없으며, 부처 밖에 또한 마음도 없다. 나의 마음 밖에는 선(善)도 없고 악(惡)도 없으며 깨끗함도 더러움도 없다. 삼계(三界)는 오직 이 일심(一心)뿐이다. 나의 마음 밖에 하나의 사물, 하나의 티끌조차 있지 않다. 이 마음 밖의 모든 존재는 다 일심에서 생기는 것이다. 그것을 안다면 움직이거나 머무르거나 앉거나 눕거나 옷을 입거나 음식을 먹거나 매사에 성태(聖胎-타고난 본성)를 잘 함양하여 심신이 모두 편안하게 될 것이다.”라고 설하였다. 그리하여 “마음자리를 때에 따라 설하노니 보리(菩提)도 또한 그와 같다. 사(事)와 리(理)가 모두 장애가 없으니 생(生)에 당하여 불생(不生)이니라.”라고 게를 드러내었다.

마조는 항상 즉심즉불(卽心卽佛)을 설하였다. “도(道)는 닦는 것이 아니다. 다만 오염되는 일이 없도록 하라. 무엇을 오염이라 하는가. 생사(生死)의 마음이 있어 조작하고 취향에 다르게 되니 이것이 오염이다. 만약 곧바로 도에 합하고자 한다면 평상심(平常心)이 곧 도임을 알라. 무엇을 평상심이라 하는가. 조화가 없고 시비가 없으며, 취할 것도 버릴 것도 없고, 끊을 것도 영원히 보존할 것도 없으며, 범속함도 성스러움도 없다......”라고 말하였다.

마조의 문하에 모인 사람들은 대단히 많았다. 입실제자만도 139명인데 그들 모두가 일방(一方)의 종장(宗匠)이 되었다. 그 중에서도 80여명이 특히 준수하였다.

정원(貞元) 4년 정월에 건창(建昌) 석문산(石門山)에 올라 숲속을 산책할 때, 산골짝이 평탄한 것을 보고 시자를 향하여 “이 늙은 몸이 다음 달이면 이 곳으로 돌아올 것이다.”라고 하였다. 산책에서 돌아와 얼마 안 되어 병이 났다. 원주(院主)가 문병을 와서 “기분은 어떠십니까?”라고 묻자 마조는 “일면불(日面佛) 월면불(月面佛)”이라고 대답하였다. 2월 1일 목욕을 하고 결가부좌한 채로 입멸하였다. 원화(元和)년에 당(唐)의 헌종황제(憲宗皇帝)는 대적선사(大寂禪師)라는 시호를 내렸다.

이러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석공(石鞏)이 사냥을 나가서 마조의 암자를 지나갈 때였다. 그 때 마조가 “그대는 누구인가?”라고 물으니 “사냥꾼이요.”라고 대답한다. 마조가 “그대는 활을 쏠 줄 아는가?”하고 묻자 “쏠 줄 압니다.”라고 한다. 마조가 “한 번에 몇 개의 화살을 쏘는가?”라고 묻자 “한 번에 한 개를 쏩니다.”라고 한다. 이에 마조가 “그대는 활을 쏠 줄 모른다.”라고 하자 “스님은 활 쏠 줄 압니까?”라고 묻는다. 이에 마조가 “쏠 줄 알지.”하니 “한 번에 몇 개의 화살을 쏩니까?”라고 다시 묻는다. 마조가 “한 번에 한 무리를 쏜다.....”라고 하였다. 이러한 응답이 있고나서 석공은 활과 화살을 분지르고 마조에게 출가하였다.

   
▲ 삽화=강병호 화백

즉심즉불(卽心卽佛)

마조에게 대매(大梅)가 “부처가 무엇입니까?”라고 물으니 마조가 대답하기를 “마음이 곧 부처이니라.(卽心卽佛)”라고 하였다. 《무문관》 제30

비심비불(非心非佛)

마조에게 한 스님이 묻기를, “어떤 것이 부처입니까?”하니, 마조 대답하기를, “마음이 아니면 부처가 아니니라.”라고 하였다. 《무문관》 제33

마대사야압자(馬大師野鴨子)[백장야압자 百丈野鴨子]

마조대사가 백장과 길을 가다가 들오리가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 대사가 묻기를 “저것이 무엇인가?”하니 백장이 “들오리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대사가 다시 “어디로 가는가?”라고 물으니 백장이 “이미 날아가 버렸습니다.”라고 한다. 이에 대사가 백장의 콧등을 비틀었다. 백장이 아프다고 소리를 지르니 대사 말하기를 “어찌하여 일찍이 날아갔는가?”라고 하였다. 《벽암록》 제53

마조사구백비(馬祖四句百非) [마조백흑 馬祖白黑]

한 스님이 마조에게 물었다. “사구(四句)와 백비(百非)를 떠나 청하옵건대 제게 달마가 서방에서 온 이유를 말하여 주십시요.” 그러자 마조대사가 “내 오늘 피곤하니 그대를 위해서 설할 수가 없다. 지장(智藏)에게 가서 물어 보거라.”라고 하였다. 그 스님이 지장에게 물으니 지장이 “어찌 화상(和尙)께 묻지 않는가?”하기에 스님은 “화상께서 여기에 와서 물어 보라 하였습니다.”하고 하였다. 지장이 “내가 오늘은 두통이 심해서 그대를 위해 설할 수 없다. 해형(海兄)에게 물어 보거라.”하였다. 스님이 해형에게 물으니 해형 말하기를 “그것은 난 모르겠다.”라고 하였다. 스님이 마조에게 다시 돌아와 그 동안의 일을 말하자, 대사는 “지장이란 놈은 대가리가 하얗고 해형이란 놈은 대가리가 까맣구나.(둘다 뛰고 날고 잘도 하는구나)”라고 하였다. 《벽암록》 제73 《종용록》 제6

마조일면불월면불(馬祖日面佛月面佛) [마조불안 馬祖不安]

마조대사가 노환으로 누워 있는데 원주(院主)가 문병 와서 묻는다. “스님, 요즘 병세는 어떻습니까?” 대사 말씀하시기를 “일면불 월면불이지.”한다. 《벽암록》 제3 《종용록》 제36

-선학원 총무이사 · 아산 보문사 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