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운스님 법어/♣ 禪을 즐겨라

禪을 즐겨라 - "부처의 성품에 무슨 차별이?"

아산 보문사 2016. 7. 29. 16:22

"부처의 성품에 무슨 차별이?"

선을 즐겨라 ⑰-제2편 선승과 공안

 

16. 대만홍인(大滿弘忍 602∼675)

 생후 바로 강물에 버려졌으나
 7일간 아무런 변고 없이 생존

중국 전법상승 제 5조다. 기주 황매 사람으로 당 측천무후 수공 4년에 태어났다. 그는 생후 곧 바로 강물에 던져졌으나 7일간 아무런 변고 없이 생존했다고 한다. 4조 도신선사를 만나 대법을 부촉받고 기주 황매산에 살면서 7백의 학도를 모아 선풍을 더욱 드날렸다. 회중(會中)에 신수상좌(神秀上座)와 혜능행자(慧能行者)의 두 뛰어난 제자가 있었는데 의법(依法)을 혜능에게 주었다. 당의 숙종황제 상원 2년에 입적했다. 세수 74세였다. 선사의 탑은 황매의 동산에 세워졌고 대종황제가 대만선사(大滿禪師)라는 시호를 내렸다.

17. 대감혜능(大鑑慧能 638∼713)

 가난해 장작패서 어머니 봉양
 행각승 금강경 독송 듣고 출가

대감혜능선사는 남해 신흥 사람으로 속성은 노(盧)씨다. 당(唐) 정관 12년 2월에 태어났다. 세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집이 몹시 가난했기 때문에 혜능은 매일 장작을 패서 어머니를 봉양해야 했다. 어느 날 시장에 나가 행각승의 금강경 외우는 소리를 듣고 마음속으로 출가의 뜻을 품게 됐다. 함형년(咸亨年)에 소양에 이르러 비구니 무진장(無盡藏)의 《열반경》을 들었고 이어서 지원(智遠)을 참알했다. 지원은 기주 황매의 동선원에 머무르고 있는 5조 홍인선사를 뵙기를 권유했다. 이에 따라 혜능은 5조를 친견하게 된다. 홍인이 물었다.
“자네는 어디 사람이며 무엇을 구하고자 왔는가?”
혜능이 답했다.
“저는 영남 사람이며 오직 부처가 되기 위해 왔습니다.”
홍인선사가 다시 말했다.
“영남 사람은 오랑캐로 불성이 없거늘 어찌 부처가 되려고 하는가?”
이에 혜능이 답하기를
“사람에게는 남북이 비록 다르나 부처의 성품에는 남북이 다르지 않습니다. 오랑캐의 몸은 스님과 같지 않으나 부처의 성품에 무슨 차별이 있겠습니까?”
홍인선사는 그가 예사 법기가 아님을 알았다.

   
▲ 삽화=강병호 화백

18. 남악회양(南嶽懷讓 677∼744)

 10세에 불경을 즐겨 읽어 주목
 선맥 정계 청원과 쌍벽 이뤄

남악회양선사는 육조 혜능대사가 조계에 들어간 의봉(儀鳳)2년 4월 8일에 태어났다. 4월 8일은 마침 부처님 탄생의 길상일이다. 속성은 두(杜)씨이며 금주의 안강현 사람이다. 태어날 때 백기(白氣)가 감응하여 현상(玄象)을 이루었으므로 마침내 당시 고종황제에게 태사가 아뢰니 황제가 무슨 상서로운 일이냐고 물었다. 태사는 세속의 영달에 물들지 않는 국가적인 법기가 태어났음을 고했다. 10세에 불경을 즐겨 읽었으며 삼장에 투철하였다.
혜능의 법을 이은 제자는 40여명 되는데 그 중 남악회양, 청원행사, 남양혜충, 영가현각, 하택신회가 가장 유명하며 이들을 육조문하의 5대종장이라고 불렀다. 특히 선맥 정계(正系)로서 남악회양과 청원행사의 두 계통이 있다.
육조와의 첫 상면때 육조 혜능대사는 회양선사에게 물었다.
“어느 곳으로부터 왔느냐?”
“숭산 안화상한테서 왔습니다.”
“어떤 물건이 여기에 왔느냐?”
“…(無對)”
이로부터 8년이 지난 후 홀연히 깨친 바 있어 혜능대사에게 이렇게 고한다.
“저는 깨달은 바가 있습니다.”
“무엇을 깨달았느냐?”
“설사 한 물건이라도 맞지 않습니다.”
“돌아가 수증(修證)을 가차할 것이 없지 않느냐?”
“수증이란 없는 것이 아닙니다. 오염(汚染)은 곧 얻을 것이 없습니다.”
“단지 불염오란 제불의 호념하는 바로서 너는 이미 그와 같고 나 또한 그와 같다.”

19. 청원행사(靑原行思 ?∼740)

청원행사 선사는 길주 안성 사람으로 속성은 유(劉)씨다. 어릴 때 출가하였고 늘 침착하고 묵중(黙重)한 것을 좋아해서 여러 사람이 토론할 적에도 홀로 아무 말 없이 있었다.
어느 날 조계 혜능의 법석이 번성하다는 말을 듣고 곧 참방해 물었다.
“무엇을 힘써야 계급에 떨어지지 않습니까?”
“그대는 이제까지 무슨 일을 했는가?”
“성인이 가르치신 절대 무위의 진리도 한 바가 없습니다.”
“그러면 어떤 계급에 떨어졌는가?”
“성인의 진리도 위하지 않는데 무슨 계급이 있겠습니까?”
혜능대사는 몇 마디를 듣고는 그 법기를 기특히 여겨 회중 가운데 우두머리를 삼았다.

-선학원 총무이사 · 송운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