禪門에 널리 애송된 능엄경
선을 즐겨라⑫ -제2편 선승과 공안
금강경경천(金剛經輕賤)
금강경에 이르기를 “사람에게 업신여김과 천대를 받는 경우가 있는 바 이 사람은 전세에 지은 죄업으로 악한 세계에 떨어져야 마땅하나 금생에 사람들의 업신여김과 천대를 받았기 때문에 전세의 죄업이 바로 소멸하고 지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리라.” 하였다. 《벽암록》 제97 《종용록》 제58
9. 능엄경(楞嚴經)
《능엄경》은 ‘대불정여래밀인수증료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大佛頂如來密因修證了義諸菩薩萬行首楞嚴經’의 약칭이다. 줄여서 《수능엄경》이라고도 한다. 이 경은 중인도 나란타사에서 비밀리에 전수해왔다고 전해진다. 비밀리에 전하는 밀지(密旨)가 있는 것으로 밖으로 유출되는 것을 금할 정도로 매우 소중히 다뤘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다른 경들이 다 전래된 뒤 마지막으로 들어온 것이 이 경전이다. 그때가 당 중종 신룡 1년(705)이다. 측천무후가 죽은 다음해로서 반자밀제(般刺密帝)가 범본(梵本)을 가져다 번역 유포하였다.
중인도 나란타사에서 전수돼
밖으로 유출되는 것을 엄금
경전 수입 마지막으로 들어와
반자밀제가 범본 번역 유포
이 책은 10단(十段)으로 구성돼 있다. 제1단은 서문으로 아난이 대환술마등가녀(大幻術摩登伽女)로 인해 위체를 파훼(破毁)할 위기에 처하자 불가사의한 주력(呪力)으로 부처님께 돌아와 참회하는 한편 삼매(三昧)를 어떻게 닦아야 할 지 가르침을 청하는 대목이다.
제2단부터는 정종분(正宗分)으로 아난이 망법(妄法)을 인정하고 진법(眞法)에 미혹한 사견(邪見)을 깨뜨린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제3단에서는 6입, 12처, 18계, 칠대만법이 모두 여래장심(如來藏心)이라는 밝힘을 듣고 아난을 비롯한 대중이 모두 마음의 영원불멸성(永遠不滅性)을 깨우치고 있다.
제4단은 수행방편이 어떠해야 하는지 설하고 있다.
제5단은 마업(魔業)을 끊는 수업(修業)을 가리키는 내용이다.
제6단은 지위계급(地位階級)을, 제7단은 이 경의 귀취제목(歸趣題目)을, 제8단은 취생(趣生)의 인연이 각자 다름을 분별케 하고 있다.
제9단은 선 단계의 현 경지를 설명하고 있으며 제10단은 유통문(流通文)으로 이 경이 오랫동안 세상에 존재케 하면서 중생들에게 이익되게 할 것을 밝히고 있다.
이 경전은 《능가경》과 함께 옛부터 선문에 널리 애송됐다.
능엄경약견불견(楞嚴經若見不見)
《능엄경》에 이르기를 “내(부처님)가 보지 않을 때에 왜 내가 보지 않는 곳을 보지 못하는가? 만일 내가 보지 않는 곳을 본다면 자연 보지 않는 모습이 아닐 것이다. 만일 내가 보지 않는 곳을 보지 못한다면 결코 물상(物相)이 아닐 것인데 어찌 네가 아니랴.”
《벽암록》 제94 《종용록》 제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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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삽화=강병호 화백 |
10. 반야다라(般若多羅)
불여밀다가 영락동자에게
"지난 일을 자주 생각하는가?"
영락동자가 답했다.
"스승과 동거하듯 생각합니다."
이에 불여밀다가 왕에게
"이 아이는 대세지의 응신"
인도 법계 제27조 반야다라는 동인도 사람으로 아명은 영락동자(瓔珞童子)다. 어느 때 26조 불여밀다(不如密多)가 동인도의 견고왕(堅固王)과 함께 수레를 타고 영락동자를 찾았다.
불여밀다가 영락동자에게 물었다.
“지나간 일을 자주 생각하는가?”
동자가 답했다.
“내 지나간 일을 스승과 동거하듯 생각합니다. 스승은 마하반야를 연기하고 나는 심신 수다라를 지킴으로써 정화(正化)에 상대(相代)합니다. 그런 고로 여기에서 스승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에 불여밀다는 왕에게 말했다.
“이 아이는 소성(小聖)이 아니라 대세지(大勢至)의 응신(應身)입니다.”
왕은 동자를 수레에 태워 왕국으로 돌아와 공양을 올리곤 불여밀다를 스승으로 해 출가토록 했다. 법명은 반야와 수다라의 뜻을 합해 반야다라라 했다. 반야다라는 스승의 법통을 이어받아 27조가 되었는데 뒤에 향지국(香至國)에 유화해 왕자 보리다라를 제자로 얻어 보리달마(菩提達磨)라 이름했다. 대법을 마침내 보리달마에게 부탁하고 시적(示寂)했으니 중국 효무제 대명 원년이다.
동인청조(東印請祖)
동인도의 국왕이 제27조 반야다라를 청해 물었다.
“대사는 왜 경을 보지 않습니까?”
반야다라가 말했다.
“빈도(貧道)는 입식음계(入息陰界)에 있지 않고, 출식중연(出息衆緣)에 깊이 들어가지 않으며, 항상 이와 같이 경을 옮기기 백천만억 권이나 됩니다.” 《종용록》 제3
-선학원 총무이사 · 아산보문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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