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으로 不可說 당체 직시
선을 즐겨라⑩ -제2편 선승과 공안
불교에서는 삼세의 3천불을 상정해 놓고 있다. 즉 과거세 천불, 현재세 천불, 미래세 천불로 《삼천불명경(三千佛名經)》에서는 이들에 대해 하나 하나 이름을 설하고 있다. 또 이 외에도 수많은 불보살을 내세우고 있는데 제불 제보살은 모두 우리 마음의 덕상(德相)을 상징한다. 문수사리는 덕상 가운데 근본의 대지혜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보살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갖고 있는 지혜는 문수보살의 지혜에 다름 아니다. 문수보살이 근본의 지혜를 상징한다면 보현보살은 차별의 지혜를 상징함으로써 대비된다.
불입열반(不入涅槃)
문수보살이 마하반야에 대해 말하기를 “청정의 행자는 열반에 들지 않고 파계의 비구도 지옥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문수설불이(文殊說不二)>(유마불이문)
문수전후 33(文殊前後 三三)- 무착견문수(無着見文殊)
문수가 무착(無着)에게 물었다.
“여기에 오기 전에 어디에 있었는가?”
“남방에 있었습니다.”
“남방에서는 불법을 어떻게 수행하는가?”
“말법 시대의 비구가 계율을 조금 받드는 정도입니다.”
“대중이 얼마나 되는가?”
“삼백 명 또는 오백 명 정도입니다.”
이번엔 무착이 도리어 문수에게 묻는다.
“여기에서는 어떻게 수행하는지요?”
“범부와 성인이 함께 있고 용과 뱀이 뒤섞여 있다.”
“대중이 얼마나 되는지요?”
“앞도 삼삼, 뒤도 삼삼이지.” 《벽암록》 제35
3. 유마거사(維摩居士)
본래의 이름은 유마힐(維摩詰) 유마라힐(維摩羅詰) 비마라힐(毘摩羅詰) 등인데 줄여서 유마라 한다. 구역(舊譯)에서는 정명(淨名)으로, 신역(新譯)에선 무구칭(無垢稱)으로 해석한다.
부처님 재세 당시엔 비사리(毘舍離)의 장자(長者)였다. 재가의 몸으로 보살행을 닦아 위없는 경지를 이뤘다. 묘희국(妙喜國)에 화생(化生)한 바 몸은 속세에 의탁했으나 부처님의 교화를 보필한 법신(法身)의 대사(大士)였다.
둘이 아닌 법문에 들어가려면?
유마힐은 묵묵히 말이 없어
《유마경(維摩經)》은 유마힐이 병들었다는 소식에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문병을 가라고 말씀하시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모든 제자들이 자신들의 수행과 법력이 유마힐에게 미치지 않는다며 문병을 사양한다. 결국 문수보살이 많은 성문보살들과 함께 유마힐을 문병하게 된다. 이 자리에서 유마힐과 문수보살의 대론은 참된 깨달음의 정신을 밝혀주고 있다. 특히 유마힐은 번뇌와 보리, 부처와 중생, 정토와 예토가 둘이 아니라는 불이(不二)의 법문을 내세워 대승의 광대한 법문을 다시 일구고 있다. 또한 최후에 유마는 침묵으로서 불가설(不可說) 불가언(不可言)의 당체를 직시하고 있음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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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삽화=강병호 화백 |
유마불이법문(維摩不二法門)
유마힐이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보살이 둘이 아닌 법문(不二法門)에 들어가는 그것은 무엇인가?”
“제 생각으로는 일체의 법에 말도 없고 설명도 없으며 보여줌도 없고 알려줌도 없으며, 모든 물음과 답변을 떠난 그것이 둘이 아닌 법문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수보살이 이에 유마힐 거사에게 물었다.
“저희들은 각자의 설명이 끝났습니다. 인자(仁者)께서 말씀하셔야겠습니다. 무엇이 보살이 둘이 아닌 법문에 들어가는 것입니까?”
유마힐은 묵묵히 말이 없었다. 《벽암록》 제84, 《종용록》 제48
4. 마하가섭(摩訶迦葉)
마하가섭은 인도 마갈타국 사람으로 바라문 출신이다. 원래의 이름은 가섭파(迦葉波)로 거북[龜], 또는 음광(飮光)이라 번역한다. 아버지는 음택(飮澤)이고 어머니는 향지(香志)다. 가섭은 부모가 필바라수(畢波羅樹)의 신에 기도하여 얻은 아들로 필파라라고도 불렸다. 처음엔 외도를 신봉했으나 다자탑(多子塔) 앞에서 부처님을 만나 불제자가 되었다. 가섭의 집은 대부호였다. 그러나 부처님께 귀의한 이후 속세의 재물과 인연을 모두 버리고 수신두타(修身頭陀)의 대행(大行)을 닦았다. 그리하여 마침내 부처님의 10대 제자중 두타 제일로 꼽혔다. 두타란 ‘도태(淘汰)’ ‘수치(修治)’란 말로 해석되는데 번뇌망상을 버리고 불도를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부처님은 말년에 정법안장을 가섭에게 부촉했다고 한다. 《열반경》에 의하면 부처님은 “내가 지니고 있는 무상정법(無上正法)의 모든 것을 마하가섭에게 부촉한다.”고 전하고 있다.
부처님이 입멸하신 후 가섭은 왕사성의 기사굴산(耆闍堀山) 필발라굴(畢鉢羅窟)에서 5백의 나한을 모아놓고 부처님 일대의 설교를 결집했다. 이것이 이른바 제 1결집이다. 뒤에 아난에게 부처님으로부터 전해진 대법과 금란의(金襴衣)를 넘겨주고 계족산중(鷄足山中)에 들어가 시적했다.
가섭찰간(迦葉刹竿)
가섭존자에게 아난이 물었다.
“부처님으로부터 받은 금란가사 외에 또 무엇을 전해 받은 것이 있습니까?”
그러자 가섭이 아난을 불렀다.
“아난아!”
“예!”
가섭이 말했다.
“문앞의 찰간을 거꾸로 세워라.” 《무문관》 제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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