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배우기/♣ 법문

무재칠시(無財七施)

아산 보문사 2016. 8. 6. 15:52

보시의 종류

보시란 남에게 무엇인가를 베푸는 것을 말합니다. 입 보시에는 흔히 세 가지형태의 보시가 있습니다.

 

<대지도론>

법시(法施), 재시(財施), 무외시(無畏施)를 들고 있습니다. 여기서 법시란 진리를 모르고 무명 속에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재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보시의 개념으로 물질적인 것을 남에게 베푸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외시는 다른 사람에게 정신적 불안이나 공포를 주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보시입니다. 일반적으로 무엇을 베푼다고 할 때 거기에는 당연히 어떤 물질적인 것이 상상 됩니다. 특히 물질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보시하면 당연히 돈이나 물질을 떠나서는 생각 할 수 없지요. 하지만 불교에서는 물질을 가지지 않고도 7가지의 보시를 할 수 있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재물을 갖지 않고 베푸는 일곱 가지 보시라는 뜻의 무재칠시(無財七施)입니다.

 

1. 안시(眼施)

부드럽고 편안한 눈빛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을 말합니다. 부드럽고 안온한 눈빛 하나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보시가 됩니다. 요즘처럼 서로가 서로를 이기고 극복해야할 경쟁사회에서는 사람들이 만나면 서로 첫 눈에 강한 눈빛으로 상대를 제압하고자 날카롭게 반짝이는 눈빛으로 상대를 대합니다. 이런 눈빛은 사람들에게 경쟁심을 불러일으키고 불신을 심어주며 마음을 불편하게 합니다. 그럴 때 부드럽고 편안한 눈빛으로 사람들을 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보시가 되는 것입니다.

 

2. 화안열색시(和顔悅色施)

자비롭고 미소 띤 얼굴로 사람들을 대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도 안시와 비슷한 개념입니다. 흔희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을 보고 늘 싸우는 표정들이라고들 합니다. 성난 표정, 그리고 무심한 표정은 사회를 삭막하게 하고 서로 간에 말 없는 긴장감을 조성합니다. 하지만 얼굴에 화기애애하고 기쁨으로 가득 찬 미소를 머금은 표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주위의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안겨주는 소중한 보시가 되는 것입니다.

 

3. 언사시(言辭施)

공손하고 아름다운 말로 사람들을 대하는 것을 말합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늘 험악한 말들을 쉽게 합니다. 일상생활에서는 물론이거니와 인터넷 게시판이나 대화방 같은 곳을 가보면 자신이 노출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대의 인격을 무시하는 험악한 말들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언사시는 삼업(三業) 가운데 구업(口業)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우리가 몸으로 짓는 열 가지 업 중에 입으로 짓는 업이 무려 네 가지나 된다는 점을 상기해 봐도 우리의 언어생활이 얼마나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천수경에서도 첫 구절이 바로 우리의 구업(口業)을 깨끗이 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고 있습니다. 부드럽고 친절하며 예의바른 말 한마디, 그것은 자신의 인격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그를 대하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따뜻한 보시행이 되는 것입니다.

 

4. 신시(身施)

예의바르게 친절하게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몸으로 베푸는 보시 행으로 삼업 가운데 신업(身業)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사람을 만나면 공손한 자세로 반갑게 인사하고 어른을 만나면 머리 숙여 인사 할 줄 알고 몸으로 남을 돕는 이런 행위들이 바로 몸으로 베푸는 보시 행입니다. 예를 들면 자원봉사자들이 바로 신시를 실행하는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이 내 몸을 던져서 남을 돕는 것은 우리 주위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안겨 주는 진정한 보시행입니다.

 

6. 상좌시(床座施)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은 요즘 같은 때 얼마나 필요한 보시 행인지 모릅니다. 예를 들면 전철이나 버스를 탓을 때 노약자들에게 자리를 양보 하는 것, 그리고 내가 조금 힘들지라도 항상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은 뒤에 큰 보람으로 다가 옵니다. 이와 같은 작을 일일지라도 이것이 진정한 보시 행인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7. 방사시(房舍施)

사람을 쉬어가게 재워주는 것을 말합니다. 있는 집에 사람을 재워주는 것이 돈 드는 일도 아니므로 무재시로 분류했다고 생각 됩니다. 요즘처럼 각박한 세상 서로 모르는 상태에서 사람을 쉬어 가게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이 역시 어려운 힘들고 지친 이웃을 배려하라는 부처님의 자비 정신이 깃들어 있다 생각합니다.

 

이상 일곱 가지 재물과 물질을 가지지 않고도 남을 위해 베풀 수 있는 보시 행이라 말씀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요즘처럼 물질적으로 풍족한 사회에서는 이같이 무재칠시(無財七施)가 더 의미 있는 보시 행이라 생각이 듭니다. 사회를 아름답고 정이 넘치는 공간으로 만드는데 있어 이보다 좋은 것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