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배우기/♣ 법문

우란분재일 우리 마음자세 (6월 보름)

아산 보문사 2016. 7. 19. 17:09

우란분재일 우리 마음자세

 

요즘은 어느 때 보다도 효가 절실히 필요한 시대입니다. 효도는 모든 선행의 근본이 되는 것으로 효가 땅에 떨어지면 아무리 문화와 문명이 발달한다고 해도 그러한 사회는 짐승의 사회나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요즘 현실을 살펴보면 옛날처럼 효도하는 자식이 없고 부모들은 아예 자식들에게 효도를 기대하지 않는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는 고사하고 구박하는 것은 예삿일이고, 용돈을 주지 않는다고 손찌검을 하는가 하면, 심지어는 살해까지 하는 끔찍한 현실도 목격합니다. 여기 모이신 불자님들은 대부분 효도를 받아야 할 연령에 속한 분들이 많지만 그러나 아직 효도를 할 어른을 모시고 사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아함경에 말씀하시기를 효에는 세 가지가 있다 하셨습니다.

옷과 음식을 드림은 하품(下品)의 효양(孝養)이요,

어버이의 마음을 기쁘게 함은 중품(中品)의 효양이며,

부모님의 공덕을 부처님께 돌려드림은 상품(上品)의 효양이라 한다.

 

(1) 첫째의 효도는 음식이나 의복 등 물질적인 수단을 이용하여 부모님께 효도하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으로 효도를 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효도의 방법이라고 하겠습니다. 현대는 물질적으로는 풍부해져서 의식에 대한 걱정이 옛날에 비해 훨씬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나 춥고 배고품을 느끼는 노인들이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많습니다.

 

(2) 둘째는 물질적인 효도보다 한 단계 수준이 높은 효도는 어버이의 마음을 기쁘게 해드리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부모은중경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아내를 얻으면 아내하고만 얘기를 하고 부모는 탐탁하게 여기지 않으며, 부모가 노령이 되면 자식에게 의지하기를 원하는데 인사 한번 제대로 하지 않고, 또 부모 가운데 어느 한분이 먼저 돌아가 외로이 지내더라도 여관에 묵고 있는 손님 대하듯 은혜의 정이나 담소의 정을 주지 않는다.” 얼마나 뼈에 사무치는 말씀입니까? 사실 요즘은 의식이 부족해서 고통을 당하는 노인들은 옛날에 비하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물론 양로원, 요양원에서 생활하는 분들도 계시고 더러는 노령에도 스스로 생계를 꾸려나가기 위해 애쓰는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물질적으로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풍부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노인들의 자살률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원인을 분석해 보면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거나 자식들에 대한 배신감이 주원인이라고 합니다.

 

특히 요즘은 핵가족제도라고 해서 오랜 대가족제도의 전통이 무너지고 부부와 자식만으로 가정을 유지하려고하기 때문에 장남이 결혼하려면 부모님을 모시는 문제가 큰 걸림돌이 되는 현실입니다. 이처럼 부모에게 효도는커녕 오히려 장애 요인으로 생각하는 현실 속에서 노인들이 느끼는 소외감은 참으로 클 것입니다. 부모은중경에 아버지가 없다면 태어날 수 없고, 어머니가 없다면 성장할 수 없다. 즉 생명은 아버지의 혈통으로부터 받고 육체는 어머니의 태에서 받은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아무리 세태가 핵가족제도니 무어니 해도 부모자식 간의 인륜은 변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불자들은 부모님과 자주 대화를 가짐으로써 그분들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그 뜻을 헤아려 마음을 편하게 해드려야 합니다.

 

(3) 셋째 상품의 효도는 부모님의 공덕을 여러 부처님께 회향하는 것이라 하셨습니다. 그렇다고 옷과 음식 등 물질적인 효도나, 마음을 편하게 해드리는 정신적인 효도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라 그러한 효도는 반드시 해야 할 기본적인 효도이므로 여기서 만족하지 말고 한걸음 더 나아가서 상품의 효도를 실천해야 한다는 뜻이라 봅니다. 회향이란 돌려드린다는 뜻으로 부모님의 공덕을 부처님의 공덕으로 돌린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여야 부모님의 공덕을 부처님께 회향하는 것이 될까요?

 

첫째는 부모님으로 하여금 부처님을 믿도록 하는 것입니다. 부모은중경에 물질적인 공양을 하고도 삼보를 믿게 하지 못하면 아직도 불효를 하는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옛 고사에 의하면 흉년이 들어 아버님이 굶어 죽을 지경에 이르자 몰래 살을 도려내서 국을 끓여드리고, 또 자식의 생명을 버리면서까지 부모님을 봉양한다고 해도 이는 살아생전의 효도에 그치지만, 부모님으로 하여금 부처님을 잘 믿도록 하면 영원한 생명을 얻어 윤회의 고통을 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부모님을 위해 불사를 베푸는 일입니다. 불사를 통한 효도는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만이 아니라 돌아가신 후에도 할 수 있는 효행입니다. 목련존자가 우란분재를 베풀어 악도에 떨어져 고통 받던 어머니를 구한 일, 신라의 김대성이 전생과 금생의 어머니를 위하여 석굴암과 불국사를 세운 일 등이 불사를 통한 상품의 효도가 됩니다. 여러분은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효자는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바로 석가모니 부처님입니다. 왜냐하면 성불하셔서 부모님들을 모두 해탈토록 하셨으니 부처님보다 더 큰 효자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불자들이 해야 하는 가장 훌륭한 효도는 각자가 참다운 불자가 되는 길입니다.

 

셋째는 스스로 진정한 불자가 되는 길입니다. 어떤 사람이 진정한 불자입니까? 성불하는 것입니다. 성불은 왜 해야 합니까? 부처님의 자비를 전하여 이 이 세상을 행복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고통 받는 중생들을 제도하기 위함입니다.

 

오늘은 우란분재를 맞이하여 진정한 효도는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 함께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효도는 젊은이만이 하는 일이 아닙니다. 아무리 나이 많은 분이라도 부모 없이 태어난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늘 이 법회에 참석하시 젊은 불자들은 돌아가신 부모님을 위한 불사에 동참하는 일로만 만족하지 말고 효도 가운데서도 가장 상품의 효도를 하는 진정한 불자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상품의 효도를 하자는 말은 하품과 중품의 효도, 곧 옷과 음식 등의 물질적인 효도나 마음을 편안케 해드리는 효도는 소홀히 해도 된다는 말이 아닙니다. 그런 효도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그것만으로 만족한다면 진정한 불자의 효도가 못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 효도는 불자가 아니라도 누구나 할 수 있는 효도입니다. 어제의 어린이가 오늘의 어머니이고, 오늘의 어머니가 내일의 할머니가 됩니다. 가장 훌륭한 교육은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하는 교육입니다. 젊은 신도님들은 말년에 자식들의 효도를 받고자 한다면 마땅히 부모님들께 효도하는 불자가 되어야 합니다.

 

효심(孝心)이 불심(佛心)이라 하였습니다. 여기 모인 우리 신도님들은 누구누구 할 것 없이 모두 효자, 효녀, 효부라 생각합니다. 기도에 동참하신 불자 여러분! 부처님의 위신력과 삼업을 청정히 하여 누대부모 조상님들이 모두 삼악도의 고통을 여의고 상품상생 하시도록 열심히 기도에 진력하여 모든 정성을 다 기우려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