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배우기/♣ 법문

천도재(薦度齋)란 무엇인가.

아산 보문사 2016. 6. 19. 11:42

천도재(薦度齋)란 무엇인가.

 

천도재란 사람이 죽어 그 영혼이 내생(來生)의 좋은 곳에 다시 태어나도록 그 가는 길을 안내하고 인도하며 가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이끌어주는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은 천거함을 의미하고 도()는 가는 길 또는 가는 방법을 의미합니다. 또한 천도재의 재()의 의미는 부정한 것을 없애고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는 재계(齋戒)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제사의 의미가 있는 제()를 넣어 천도제(薦度祭)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는 없으며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나고 없어져버린다고 생각하지만 비록 그 사람의 육체는 없어지지만 영혼은 없어지지 않고 생전에 지은 업()에 따라 육도를 윤회하다가 때가 되면 인연을 만나 환생하는데 이 영혼을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하여 불가(佛家)에서는 영가(靈駕)라고 합니다. 천도재는 영가의 살아생전 알게 모르게 지은 신구의(··:··생각) 삼업을 씻어내는 관욕의식을 봉행하고 염라대왕을 비롯한 십대명왕으로부터 심판을 받을 때 자손들의 염원과 기도로 선처를 바란다는 축원을 올리며 저 세상에 잘 가기를 원하는 제자인 산자와 죽은 자가 만나는 마지막 장()이기도 합니다.

 

사람이 죽으면 그의 행복을 빌어주는 의식으로서 돌아간 날로부터 49일간 부처님께 공양하고 돌아가신 이에게 경전을 읽어줌으로써 망령이 지혜의 눈이 열려 좋은 곳으로 환생하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사람은 죽으면 곧 내생의 몸을 받아 나기도하고 7일 만에 태어나거나 혹은 49만에 태어나기도 합니다. 이는 죽음 후의 세계가 살아생전의 업보를 결정짓는 것으로 업보가 무거운 사람일수록 빨리 몸을 받지 못하며, 49일은 천도 될 수 있는 마지막 날인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의 목숨이 끊어지면 영혼은 육체를 벗어나서 이승을 떠나 한줄기의 밝은 빛을 따라 저승으로 가야 하지만 그 가는 길은 어둡고 두려움에 사로잡혀 쉽게 이승을 떠나지 못한다 합니다. 특히 원망이나 한을 품고 죽은 사람이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 또는 죽음에 대한 마음의 준비도 없이 갑자기 사고로 생명을 잃은 사람의 영혼은 생전의 미련과 집착이 남아 쉽게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살아있을 때 살든 곳이나 가까웠든 사람의 주변에 머물면서 산 사람에게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합니다.

 

[시왕경]에 의하면 사람이 죽은 후 영가를 엄밀히 그 행위를 조사하는데 열 분의 왕이 있어 7일마다 한 분씩 조사를 해서 49일에 가서는 완전히 끝난 다음 그 업보의 무겁고 가벼움에 따라 다시 생을 받게 된다고 했습니다. 인간이 태어나고, 살아가며, 죽는 순간까지 한 번의 생과 사을 거쳐 다음 생으로 환생하는 사이의 의식원리(靈魂)가 육체의 모습으로 갖추지 못안 중간 상태를 중유(中有) 또는 중음(中陰)이라고 하는데 바로 이 중유의 기간이 49일인 것입니다.

천도재는 삭발염의(削髮染衣)한 스님이 신묘한 진언으로 영가를 불러 관욕의식으로 목욕을 시킨 다음 부처님이 깨달은 진리의 말씀으로 육신이란 허망한 것이니 이승의 미련이나 집착을 모두 끊어버리고 무상(無常)의 도리를 깨닫도록 법문(法門)을 설하면 영가는 이 법문을 알아듣고 깨달음을 얻어 이승을 떠나 극락세계로 인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천도재란 죽은 사람이 생전에 지었던 모든 악업이나 원한관계 등을 해소하고 청정한 마음을 회복하여 좋은 곳에 태어나도록 돕는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업보에 의한 윤회전생의 가르침에 의해 태어남과 죽음을 설명하는 불교의 입장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다시 다음 생을 받기 전까지 일정기간을 중유(中有)의 상태에 머문다고 하는데 이때는 육신을 지니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살아있을 때보다도 훨씬 총명해서 진리를 일깨워주면 평상시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천도재의 주된 내용은 영가에게 <무상계> 등을 설하여 죽음이라는 현실은 만물이 변화하는 가운데 도래하는 자연적인 현상으로서 크게 안타까워할 일이 아님을 일깨우고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에 따라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내서 아미타부처님의 극락세계에 왕생할 것을 권하는 설법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천도재는 중생구제를 위한 불교의 교화활동을 살아있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죽은 사람들에게까지 확대하여 베푼다는 의미도 있지만, 보다 현실적으로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슬퍼하는 사람들에게 하루속히 그 슬픔 속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의미가 크다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