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배우기/♣ 불교 상식

칠성탱화에 대하여

아산 보문사 2016. 8. 15. 15:39

자미대제

 

칠성도는 칠성각에 걸리는 탱화입니다. 칠성도는 고대의 천문관이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동양의 천문학을 전혀 모른다면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지구의 북분구에 위치한 우리나라에서 하늘을 본다면 하늘의 별들은 항상 북극성을 중심으로해서 하루에 한번씩 좌측으로 돌게 됩니다. 이 북극성을 중심한 구역이 바로 하늘의 왕궁인 자미원입니다. 자미원 외에도 자미대제와 신하들이 모여서 정사를 돌보는 지역인 태미원과 하늘의 시장격인 천시원의 삼원이 하늘나라에서도 서울 정도에 해당이 되겠습니다.

 

사실은 지구가 도는 것이지만, 우리가 지구에서 하늘을 보는 입장이기 때문에 하늘의 별들이 도는 것으로 보이지요. 북극성이 중심이 되고, 북극성의 바로 옆에서 북극성을 보좌하는 분들이 바로 북두칠성이 되지요.

 

북두칠성이 북극성의 옆에서 직접적으로 보좌한다면, 이러한 칠성의 기능을 세상에 바로 펴는 일을 하는 것은 바로 7요 즉 일, 월, 화, 수, 목, 금, 토의 일곱별입니다. 바로 이 7요가 음양오행의 본질적인 모습임을 우리는 알 수가 있지요.

 

하늘의 별들은 고정적인 자리를 가지고 있는데, 고정적이지 않은 별들도 있습니다. 바로 일, 월, 화, 수 , 목, 금, 토의 7개의 행성입니다. 지구가 자전을 하면서 동시에 태양 주위를 도는 공전을 하기 때문에 지구에서 보면은 태양은 하루에 다른 별들보다 1/365도씩 뒤쳐져서 돌게되어 1년에 한바퀴의 원을 그리게 됩니다.

 

고정된 하늘을 놓고 본다면 태양은 우측으로 즉 시계방향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태양이 움직이는 이동경로를 표시하여 나타내 보면 북극성을 중심으로 하여 약간 타원을 그리는 하나의 길이 형성되는데 이것이 바로 황도라는 것입니다.

 

이 황도가 지나가는 별자리의 큰 별들을 나타내는 말이 28수입니다. 동서남북으로 각각 7개씩 하여 총 28개이지요. 이들의 사이를 7요가 각기 자신의 특징적인 궤도를 그리며 돌아가고 있습니다. 달이 가는 백도는 황도와 비슷하지만 한달에 한바퀴를 돌게 되지요. 나머지 화, 수, 목, 금, 토성은 아주 복잡하게 가며 때로는 뒤로 가기도 하는 등 일관성이 없어 보이는 궤도를 그리며 돌아 갑니다.

 

칠성은 하늘에서 지상을 살펴보면서 복을 주기도하고, 자식을 점지하기도 하며, 후에는 역사여래의 기능을 흡수하여 병을 고쳐주기도합니다. 그래서 약사여래와 협시보살도 같지요.

 

자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칠성도를 살펴보겠습니다.

 

 

우선은 가운데 부처님이 바로 금륜보계치성광여래입니다. 하늘의 중심을 이루는 북극성을 나타내는 말인 자미대제가 부처님의 불법속에서 여래로 화현한 모습이 되겠습니다. 자미대제의 모습은 부처님의 좌측 뒤에 머리에 평천관을 쓴 모습으로 홀을 들고 서 있습니다. 오른쪽의 머리가 뽀쪽한 대머리 노인은 수성노인이라 불리우는 남극성입니다.

 

제일 위쪽으로는 7명의 부처님이 보이는데, 이분들이 바로 칠성의 화현이 칠여래 입니다. 그들의 본신 모습인 칠원성군이 바로 앞쪽에 7명 손에 홀을 들고 서 있구요.

 

치성광여래불 앞쪽에 보살 두분은 해와 달을 상징하는 일광보살과 월광보살 입니다. 그 분들의 본신은 바로 뒤에 관을 쓰고 홀을 든 두분의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양쪽의 옆으로 작은 모습으로 7명씩 네곳에 나누어 있는 분들이 바로 28수. 그리고 앞쪽으로 원3개 속에 6명이 삼태육성 이 계십니다.

 

 

칠성. 칠원성군. 칠성여래

 

칠성(七星)이란 북두칠성(北斗七星)을 뜻하며, 민간에선 칠성님, 칠성신, 칠성여래(如來), 칠원성군(七元星君)등으로도 불린다.

북두칠성을 믿는 칠성신앙은 청동기시대 무덤인 고인돌의 덮개돌이나 뚜껑돌에 별자리를 담은 '성혈(性穴)'로 발견 될 만큼 오래되었다.

성혈은 석기시대 이전부터 토속신앙의 상징으로, 고인돌이나 선돌 등에 새겨졌는데, 북두칠성뿐만 아니라 다른 별자리의 모양도 찾을 수 있어 고대 한반도의 기복신앙이 얼마나 오래전부터 행해져 왔는지 알 수 있는 증거다.

이 자연발생적인 원시 신앙이 종교처럼 구체화된 것은 별이 인간의 길흉화복과 수명을 지배하며 재물과 재능을 주고 비를 내려 풍년이 들게 해준다는 믿음에서 출발했다.

 

불교와 칠성신앙이 접목된 것은 일월성신(日月星辰)이 인간의 길흉화복을 맡고 있다고 믿는 중국의 도교사상의 영향이 크다.

중국의 도교와 불교는 서로 비슷한 시기에 발전하였는데 당나라의 승려 일행(一行)이 이 두 신앙의 마찰을 없애기 위해 약사칠불경에 칠성호마법을 만들어 북두칠성의 각 별자리마다 탐랑성군, 거문성군, 녹존성군, 문곡성군, 염정성군, 무곡성군, 파군성군이라 이름한 칠원성군(七元星君)을 불교적으로 수용하였다고 한다.

  

이 칠성이 불교에 흡수돼 우리나라로 전해지면서 당시까지 할머니나 어머니들이 장독대 위에 정안수를 떠 놓고 칠성님에게 소원을 빌며 원시 토착신앙으로만 머물러 있던 것이 더욱 체계화 되어 발전(?)하면서 널리 퍼졌다.

칠성신앙이 본격적으로 유입된 조선시대엔 억불정책으로 불교가 많은 핍박을 받고 있었던 때라 도교의 일월성신신앙과 불교의 약사여래신앙을 민중들의 욕구에 맞게 변용시켜 만든 칠성신앙은 불교의 생존을 위해선 아주 좋은 호재였으리라. 그 예로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칠성각이라는 전각이 사찰에 생겨났다.

혹자는 그것을 두고 참 불교가 아니라고 하기도하며 또 격의불교라고도 하는 이도 있다.

 

 

    <경주 수곡사 칠성탱화 ↑>

 

 

 

 

어쨌던 우리나라 사찰에서는 칠성각, 북극전, 칠성전, 북극보전, 금륜각, 등의 이름으로 전각을 세워 주존인 치성광여래(熾星光如來-북극성)를 중심으로 좌우협시로 일광변조소재보살(日光遍照消災菩薩-해)과 월광변조소재보살(月光遍照消災菩薩-달)로 삼존불을 이루고, 다시 좌우로 칠성여래와 칠원성군이 배치된 칠성탱화를 모신다.

칠원성군(七元星君)이 불교적으로 수용되어 부처님의 모습으로 화현한 것이 칠성여래이며, 칠성신의 전신이 곧 칠원성군이다.

간혹 치성광여래를 불상으로 모시는 곳도 있지만 대다수 탱화만을 모신다.

 

탱화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마저 살펴보면,

치성광여래의 좌우에 묘숙, 필숙, 자숙, 참숙, 귀숙, 정숙, 유숙, 성숙, 진숙, 항숙, 장숙, 익숙, 각숙, 저숙, 여숙, 우숙, 두숙, 미숙, 기숙, 방숙, 심숙, 허숙, 위숙, 실숙, 규숙, 벽숙, 위숙, 누숙 등의 28숙(宿)이 있고,

주로 관을 쓰고 의자 위에 왕처럼 앉아있는 치성광여래의 전신인 자미대재(紫微大帝), 머리가 혹부리 같은 태산노군(남극노인)과 삼태육성(三台六星)과 동남동녀들이 등장 한다

또 칠원성군이나 칠성여래를 각각 1위씩 7폭으로 그려 봉안하는 경우가 있는데, 중앙에 본존 1폭을 두고 왼쪽에는 짝수인 2, 4, 6을 오른쪽에는 홀수인 1, 3, 5, 7의 칠성탱화가 배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