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배우기/♣ 법문

나옹선사 선시와 발원문

아산 보문사 2024. 2. 20. 10:04

나옹선사 선시와 발원문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 하네.
노여움도 내려놓고 아쉬움도 내려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이 한시를 쓴 사람은 나옹선사(懶翁禪師, 1320~76) 입니다.

나옹선사 진영

나옹선사는 고려 말 공민왕의 스승이었으며, 또한 무학 대사의 스승이기도 했습니다. 무학 대사는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의 왕사(王師)였습니다.
그러한 나옹 선사를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정도로만 기억하는 건 너무 아쉬운 일입니다. 내면에 확고한 견처(見處ㆍ깨달음의 자리)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특히 나옹선사 발원문과 토굴가(해탈시)는 수행자들의 길잡이가 되었으며 발원문은 전국의 모든 사찰에서 조석예불의 발원문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나옹선사 발원문

부처님께 향과등불 아침저녁 받드옵고
삼보전에 귀의하여 공경예배 하옵나니

우리나라 태평하고 흉년난리 소멸하고
온세계가 평화로워 부처님법 펴지이다.

바랍노니 이내몸이 세세생생 날적마다
반야지혜 좋은인연 물러나지 아니하고

우리본사 세존처럼 용맹하신 뜻세우고
비로자나불과 같이 등정각을 이룬뒤에

문수사리 보살처럼 깊고밝은 큰지혜와
보현보살 본을받아 크고넓은 행원으로

넓고넓어 갇이없는 지장보살 몸과같이
천수천안 관음보살 삽십이응 몸을나퉈

시방삼세 넓은세계 두루돌아 다니면서
모든중생 제도하여 열반법에 들게할제

내이름을 듣는이는 나쁜고통 벗어나고
내모양을 보는이는 생사번뇌 해탈하고

억천만년 지나면서 이와같이 교화하여
부처님도 중생들도 아주차별 없어지이다.

원하노니 용과하늘 여덟종류 신중들이
이내몸을 옹호하여 잠시라도 뜨지말고

어려운일 당하여도 아무걱정 없게하며
이와같은 큰서원을 이루도록 하여지다.

나무서가모니불 나무서가모니불 나무시아본사서가모니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