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배우기/♣ 법회.칼럼

2018년 보문사 불교대학 제 11회 송년법회 법어

아산 보문사 2018. 12. 10. 18:37

 

 

 

송년 법어(送年 法語)

 

무상 신속한 광음은 찰나지간이라 했듯이, 참으로 세월은 눈 깜짝 할 사이 지나가 버립니다.

아침인가 하면 저녁이고, 어제가 연 초 같은데 벌써 연말이 되었습니다.

 

義湘祖師 法性偈(의상조사 법성게)에 보면

無量遠劫卽一念 一念卽是無量劫

(무량원겁즉일념 일념즉시 무량겁)

헤아릴 수 없는 긴 세월이 한 순간이고

한 순간이 헤아릴 수 없는 긴 세월이다. 라고 하셨습니다.

 

말씀과 같이 한평생이 참으로 덧없이 순간 지나가 버립니다. 지난밤 꿈과 같고 아지랑이 같은 인생살이 눈 깜짝 할 사이 지나가 버리니 참으로 무상하기 그지없습니다.

 

元曉大師 發心修行章(원효대사 발심수행장)

時時移移 速經日夜 日日移移 速經月晦 (시시이이 속경일야 일일이이 속경월회)

月月移移 忽來年至 年年移移 暫到死門 (월월이이 홀래년지 년년이이 잠도사문)

破車不行 老人不修 臥生懈怠 坐起亂識 (파거불행 노인불수 와생해태 좌기난식)

幾生不修 虛過日夜 幾活空身 一生不修 (기생불수 허과일야 기활공신 일생불수)

身必有終 後身何乎 莫速急乎 莫速急乎 (신필유종 후신하호 막속급호 막속급호)

 

시간이 흘러 어느덧 하루가 지나가고, 하루하루가 흘러서 어느덧 한 달이 되며,

한 달 한 달이 지나서 어느덧 한 해가 되고,

한 해 한 해가 바뀌어서 잠깐 사이에 죽음의 문턱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망가진 수레는 굴러갈 수 없듯이 사람도 늙으면 수행할 수 없으니,

누우면 게으름만 생기고 앉아 있어도 어지러운 생각만 일어난다.

몇 생애를 닦지 않고 낮과 밤을 헛되이 세월만 보냈는데,

또 헛된 몸을 얼마나 살리려고 이 한 생을 닦지 않겠는가.

이 몸은 반드시 마칠 날이 있는 것인데 죽어서 다시 받는 몸은 어떻게 할 것인가.

어찌 급하고 또 급하지 않는가.

원효스님께서 발심하여 수행하라고 강조하신 이유는, 인생은 순간 지나가 버리니 피안의 세계(해달 열반의 세계)에 이르기 위하여 이 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고 열심히 수행하라는 간곡하신 가르침입니다.

 

수행(修行)을 문자적인 의미(義味)로 설명(說明)하면

 

수행(修行)의 수()자는 "닦는다."는 의미로 닦는다는 것은 더러운 것을 깨끗하게 만든다는 의미로

내가 사는 방이 더러워지면 깨끗이 청소하듯이 오염되고 복잡한 환경 속에 살아가며 혼탁해진 내 몸과 마음을 닦아 깨끗하게 정화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수행(修行)의 행()자는 '행한다, 실천한다.'는 의미로, 이는 수행이 단순히 내 몸과 마음을 닦는다는 의미를 넘어서 진리를 실천하고 행동하는 삶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요즈음 세태[世態]를 보면 수행[修行]하지 않고 인과[因果]를 모르는 삶의 모습들이 너무나 불안[不安]하고

사회[社會]를 흐리고 있습니다.

 

우리 중생[衆生]들의 모습은 어려울 때는 고통[苦痛]을 느끼며 죽을힘을 다하지만 조금은 형편[形便]이 좋아지면 어려울 때를 잊어버리고 모든 즐거움과 쾌락[快樂]을 누리려고 합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부처님께서 가르쳐 주신 진리의 삶을 등지고 수행[修行]하지 않은 어리석은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경전(經典)

수행[修行]은 어리석은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니 수행[修行]하기가 힘들어서 아예 안 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병든 사람이 눈앞에 있는 약병을 두고 약을 먹기 싫어서 계속 아프겠다는 것과 같느니라."

 

법구경(法句經)

지붕이 잘 덮혀지지 아니한 집에 비가 새는 것처럼 수행[修行]하지 아니한 마음에 탐욕의 가시가 찌른다.

 

화염경(華嚴經)

열심히 수행[修行]하여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면 천하[天下]를 얻을 지라도 행복[幸福]하지 못하며 억만금[億萬金]을 모아 놓아도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면 부자[富者]가 될 수 없나니라.

그러나 마음에 만족[滿足]을 느끼는 사람의 얼굴에는 항상 미소[微笑]가 떠나지 않는다.

 

이와 같이 수행[修行]을 열심히 하게 되면 자신의 허물을 볼 줄 알고 다른 이의 장점을 볼 줄 알게 되고 남의 기쁨이 나의 기쁨이고 남의 괴로움이 나의 괴로움이 됨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한 까닭에 [나와 남이 둘 아님]을 알아 [보시]를 하게 되며 [진리의 생활][사회 정화]를 이루게 됩니다.

 

또한

[보살]의 마음으로 진정한 [자비]를 실천하게 되며

[지혜]를 증득하여 [행복한 삶]으로 [인도]하게 할 것입니다.

 

野雲祖師(야운선사)께서 말씀하시기를

來無一物來去亦空手去萬般將不去唯有業隨身이라

(래무일물래   거역공수거    만반장불거   유유업수신)

올때에도 한 물건도 없이 왔으며 갈때에도 또한 빈손으로 가느니라.

만가지가 있어도 장차 가져가지 못하며 오직 업이 있어 이몸을 따르느리라

 

三日修心千載寶百年貪物一朝塵이니라

(삼일수심천재보   백년탐물일조진)

 

삼일동안이라도  마음을 닦으면 천년 만년 보배가 되고

백년동안 물건을 탐한것은 하루아침의 티끌이니라.

 

玉兎昇沈催老像이요. 金烏出沒促年光이로다.

(옥토승침최노상      금오출몰촉년광)

求名求利如朝露. 或苦或榮似夕烟이로다.

(구명구리여조로    혹고혹영사석연)

勸汝慇懃修善道하노니, 速成佛果濟迷倫이어다.

(권여은근수선도         속성불과제미륜)

今生若不從斯語하면, 後世當然恨萬端하리라.

(금생약부종사어      후세당연한만단)

옥토끼가 오르고 내림은 노상을 재촉하고

금까마귀가 출몰함은 연광(나이)을 재촉함이로다.

명예를 구하고 이끝(재물)을 구하는 것은 아침이슬과 같고

혹 괴롭고 혹 영화로움은 저녁 연기와 같도다.

너에게 은근히 착한 도 닦기를 권하노니

속히 불과(성불)를 이루어 미륜(중생)을 제도 할 지어다.

금생에 만약 내말을 따르지 아니하면 후세에 당연히 한이 만가지가 되리라. 

 

기해년 새해에는 모두가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새해에는 불자님들 끼리 칭찬을 많이 해주는 해가 됐으면 합니다.

 

그리고 괜히 남을 비난하지 않으며, 사소한 잘못을 흠잡지 않는 너그러운 마음이 넘치는 따사로운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네 탓보다 내 탓으로, 책임감 있고, 양보와 미덕이 있는 해가 되길 소망합니다.

 

그리고 새해에는 화합과, 배려와 공동체 의식이 강한 불제자가 되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존경하는 사부대중 여러분!

새해에는 열심히 수행한 인연공덕으로 지혜를 성취하여 부처님의 자비를 이웃에 전하여,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평화로운 사회가 되도록 정진하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이 자리에 동참하신 사부대중 여러분들께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충만하셔서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